주말은 성남에서 열심히 놀고 있습니다. 짝꿍과 함께 산책 삼아 슬슬 걸어 성남시청을 갔네요. 원래 가려던 쌀국수와 딤섬 식당을 가려했으나, 일요일에 문을 닫은 것 같더라고요. 살짝 둘러보니 성남시청 앞은 일요일에 거의 문을 닫는 것 같습니다. 인기척도 잘 안 느껴지더라고요. 천천히 둘러보던 와중에 예전에 짝꿍이 한번 가보고 싶다 했던 식당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이번에 소개할 뽕잎칼국수입니다.
심플한 간판입니다. 겉에서만 슬쩍 보면 쉽게 들어갈 만... 한가요??? 처음 딱 봤을 때는 동네 사람들만 갈만한 집, 찾아갈만한 집은 아니라는 느낌이었네요.
입구부터 느껴지는 동네 푸근한 식당 느낌이네요. 들어가면 바로 오른쪽에 생강차가 끓고 있고, 생강편이 놓여있네요. 날이 조금 싸늘했던지라 이거 정말 좋았네요 ㅎㅎ
맛집답게 메뉴는 심플합니다. 칼국수, 전, 해물 추가, 국수사리. 이 와중에 국수는 인원수대로 하면 무한리필까지 됩니다. 이제 보는 시점이 바뀌었지요. 한적한 동네 식당 →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가성비 식당.
혹시 모를 배부름에 대비하기 위해 칼국수 2개만 주문하고 가게를 쓱 둘러봅니다. 4인 테이블 4개 있고요, 저희 앉아있는데 또 4개 정도 있지요. 12팀 정도 들어올 수 있겠고만요.
기다리고 있으니 꽁보리밥에 열무랑 봄동김치, 콩비지가 나오네요. 안 그래도 처음에 들어가면서 몇 테이블 위에 하얀 게 냄비에서 끓고 있는 것을 봤었는데, 그게 비지였더라구요. 보리밥에 김치 얹어 넣고, 비지 얹고 강된장 살짝 넣어서 비벼먹으니 와... 정말 맛있었습니다. 특히 비지가 엄청 고소하고, 된장이 옛날 집된장 스타일로 짭짤 구수 하니 맛있네요. 밥을 순식간에 먹어버리고 비지까지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더 달라고 할걸...
김치는 무난한 생김치입니다. 김치도 맛은 있는데 보리밥에 정신이 홀렸었네요.
와... 깜짝 놀랐습니다. 어마어마한 홍합탕이 나오네요. 국수는 밑에 있나?? 했는데, 세상에 전부 홍합이네요. 국수는 어느 정도 먹고 나면 사리로 줍니다... 파전 안 시키기를 정말 잘했네요.
맛이야 뭐 말해 무엇하겠느냐. 홍합, 바지락, 미더덕이 듬뿍 들어가서 국물은 아주 시원하고요, 쏙쏙 빼먹는 맛도 일품입니다. 꼭 옛날에 학교 다닐 때 친구들이랑 먹던 골뱅이탕 같았습니다. 포장마차에서 파는 홍합탕 느낌도 나고요. 아주머니께서 초고추장도 슬쩍 주십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서 갖다 놨다 하시더라고요. 역시 사람들 먹는 거 똑같네요. 정말 최고입니다. 계속 국물 먹고, 살 빼먹고... 여기 분명히 오셔서 해물 추가하고 소주 드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다시 생각이 바뀝니다. 한적한 동네 식당 → 가성비 식당 → 술꾼들 최애 식당.
열심히 열심히 발라먹고 있으니 사리가 추가됩니다. 뽕잎칼국수와 단호박, 비트, 흑임자 수제비네요. 특히 흑임자 맛이 강하게 나는 수제비였네요. 사실 저 국물에는 뭘 넣어도 맛있어요. 국물이 치트키입니다.
최근 가본 식당 중에서는 가장 만족스러운 맛집이었네요. 푸근한 분위기와 맛있는 애피타이저 보리밥, 눈이 떙그래지는 홍합탕과 마지막으로 곁들이는 칼국수까지. 칼국수라는 이름보다는 맛있는 홍합탕 집으로 보는 게 더 나을 거 같아요. 실컷 맛있게 먹고 나오며 생강차 한잔까지도 만족스러웠던 뽕잎칼국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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