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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역 여행] 철마의 길, 철로 위의 사람들 용산역 전시

ROOTpick 2020. 11. 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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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역 여행] 철마의 길, 철로 위의 사람들

 이번 순정 카메라 리뷰는 용산역을 지나가다 얼떨결에 보게 된 전시인 '철마의 길, 철로 위의 사람들'입니다. 용산역 안에 자그마하게 설치된 이 전시를 통해 열차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받을 수 있었네요. 23일까지 전시되니 여러분도 한 번쯤 오며 가며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짝꿍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용산역. 용산역 맞이방?이라 되어있는 역 중앙 로비에 경인철도 완전개통 120주년 기념 국가기록원 기획전시로 '철마의 길, 철로 위의 사람들'이라는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일제 수탈과 식민지 지배 수단으로 처음 소개되었지만 우리의 삶을 함께해온 기차의 역사를 간단하게 전시해 놓았더군요.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이고 전시기간은 11월 9일부터 11월 23일까지였습니다.

철로위의 사람들 전시도

 전시는 용산역 중앙에 설치되어있는데, 매우 큰 규모는 아니고 기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남는 시간에 왔다갔다 하며 볼 수 있게 잘 설치가 되어있었습니다.

 최초에 화륜거로 조선에 100여년전 소개된 화륜거. 우레와 번개처럼 달리고 바람과 비같이 날뛰는 이동수단으로 소개되었네요. 서울과 인천을 연결하는 최초의 경인선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 증기기관차 도면이 참 인상 깊네요.

기차를 소개하는 일동기유와 고종실록 34권의 국내 철도 규칙 반포

일본 문물을 기록한 일동 이유라는 책에서 화륜거를 위에 소개한 대로 적혀있음을 볼 수 있었고, 고종실록에 국내 철도 규칙을 반포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1조로 '국내 인민들의 왕래와 물품 출입의 편리를 위하여 국내 각 지방에 철도를 설치한다'라고 되어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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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신문에 실린 철도 개업식 기사

 

 비록 기차가 일제강점기에 조선 수탈 수단으로 사용되기는 했지만, 되려 독립운동의 수단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일본에서 들어온 열차 히카리호와 우리 기술로 조립된 증기기관차인 해방 자호를 따서 이름을 만들어놨네요.

 여기서는 조선독립운동에 사용하기 위해 철도 수하물(권총, 탄약)을 상해로부터 받아 남대문역에 수치했다는 독립운동 판결문이나 운수 수습생 졸업대장 등과 강제 동원된 조선인의 단체권 수령증 등이 전시되어있었습니다. 슬픈 역사 속에서 빛난 독립운동의 증명들이 여기에 남아있었네요.

 멈추지 못한 기차 전시에서는 6.25 전쟁과 관련된 전시들이 있었습니다. 운행이 가능한 기차는 군대 및 군수품을 수송하고, 파괴된 시설을 복구해가며 멈추지 못하고 달리던 기차를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 파괴된 차량기지, 수원역에 발이 묶인 피난민의 사진과 함께 화차에 탄 군인, 군용 폭탄을 기차에 실어 나르는 사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공간의 단축 전시에서는 이후 사람들의 시공간이 기차 덕분에 짧아지고, 사람들의 생활 속에 가까이 자리 잡은 기차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철도와 문화, 철도와 산업의 연관관계를 볼 수 있는 사진들이 전시되어있습니다. 과거 신혼열차라는 프로그램도 있었고, 백마 부대원들의 청량리 출발 모습, 서울역 구정 귀성객 전경 등 과거의 생활 속에 녹아있는 기차를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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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기억에 남던 물건이 마라토너 손기정 선수의 유라시아 횡단철도 승차권이었습니다. 복제기는 하지만, 승차권 안에 'TOKYO - BERLIN'으로 적혀있었습니다. 부산, 하얼빈, 바르샤바를 거쳐간다는 내용이 아래 작게 적혀있었고요. 가슴이 먹먹해지고 심금이 펄럭이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 전시는 희망의 연결입니다. 이제는 분단의 상징인 끊어진 철도가 연결되어있는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크린이라 명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언젠가 연결이 된다면 유라시아 횡단 열차를 서울에서 시작할 날이 오겠지요. 비록 협궤나 철궤나 규격화가 최우선이겠지만, 적어도 해외 물류운송의 방법이 비행기, 배뿐인 유사 섬나라 한국에서 기차를 통한 물류운송이 가능해지겠지요.

 기차 탑승시간 때문에 시간이 많지 않아서 오랫동안 깊게 관람하지는 못했지만, 짧은 시간 동안 전체를 둘러볼 수 있게 굵고 깊게 전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너무나 익숙하게 타 오던 기차의 과거 역사를 볼 수 있었고, 어렴풋이 논산에서 의정부까지 올라갔던 기차도 생각이 나네요. 앞으로도 열심히 타고 다녀야 할 기차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었고, 언젠가는 기차로 유럽까지 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원해보며 글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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